일렉트로닉 드림팝 듀오 ‘HEO’ (허준혁: GTR, Producer / 김보영: Vox, Synth)

 SXSW, V-ROX, CMJ, Culture Collide, Global Gethering, EBS 공감, 지산락페스티벌, 안산락페스티벌 등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며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댄스 & 일렉트로닉 부문 수상의 영예를 거머쥐었다. 최근 드라마 빅이슈 OST 작업에도 참여하며 표현의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그들을 지난 인터내셔널 신스 데이 2019를 통해 만나봤다.

 

  • [Actress] 이후 아직 신보 소식이 없어요. 빅이슈 OST [Crawling]으로 팬들의 갈증이 조금은 풀렸겠지만 릴리즈 계획이 어떻게 되시나요?

 

보영: 사실 [Crawling] 이전에 [Loser’s Fever]라는 곡을 작년에 냈어요. 이번에 같이 공연하는 러브엑스테레오랑 컴필레이션(Winter Dreams)으로 평창 동계 올림픽과 겨울 스포츠를 주제로 만들었죠.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지금 4집 앨범을 구상중에 있습니다.

 

  •  신보 예정이 있다면 HEO만의 몽환적이면서도 어딘지 강렬한 사운드의 계보를 그대로 잇게 되는지?

 

보영: 몽환과 강렬, 그렇게 평가해 주시다니 참으로 영광입니다. 앨범을 낼 때마다 사운드를 많이 바꾸는 편인데요, 만약 새 앨범을 만들게 되면 사운드는 변화가 있겠지만, 음악의 무드로서 몽환과 강렬은 아마도 계속 가지고 갈 것 같아요. 저희도 그게 그나마 저희의 아이덴티티라고 생각하거든요.

 

  • 해외에서의 관심이 더 많은 팀인데, 우리나라와 비교했을 때 어떤가요? 창작함에 있어서도 이러한 부분이 영향이 있는지?

 

보영: 운이 좋게도 지난 2집 앨범 [Structure]의 타이틀이었던 [Luna] 뮤비가 나왔을 때 해외에서 관심을 가져줬어요. 그로 인해 재밌는 경험을 많이 했죠. 해외에서 공연도 하고. 다만 그게 지금까지 활발하게 이어지진 않은 것 같지만요.

준혁: 3 [Actress]는 전작보다 해외에서의 반응이 더 있지는 않았어요. 영어를 많이 쓰다보니 해외시장에 목표를 두고 활동하는 것 같지만, 실지로는 전혀 그런 게 아니고 어려서부터 서양음악을 많이 듣다보니 영어가 익숙하고, 또 보컬도 하나의 악기라고 인식이 되니까 영어 발음이 하나의 음색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게 우리 음악에 어울린다고 판단해서 그간 영어로 많이 노래를 했습니다. 그런데 [Loser’s Fever] [Crawling] 둘 다 한글로 불렀어요. 보영이도 한국말로 부르니 훨씬 편해하는 통에 앞으로는 우리말로 부를 거 같아요.

보영: 제가 영어로 노래하는 걸 좀 부담스러워 했거든요. 최근 2곡이 그래서 정말 편했고 앞으로도 한국말 가사의 비중을 늘려가려 합니다.

 

  • 일렉트로닉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준혁: 이것도 그냥 어릴 때부터 듣던 음악 영향인 것 같아요. 우리가 어릴 때 듣던 음악이 다 돌이켜보면 일렉트로닉이거든요. 80년대 팝이. 그래서 그게 익숙했고, 중고등학교 되면서 록음악에 빠졌지만 그 전까진 계속 일렉트로닉이었던 거에요. 가끔 TV를 틀면 나오던 음악도 당시에 신스팝적인 요소가 다분했거든요. 그래서 그냥 자연스럽게 좋아하게 된 거 같습니다. 사실 1집 때는 어쿠스틱함이 많은 팝 음악으로 발매를 했어요. 작업 기간이 굉장히 길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사이 일렉트로닉과 록음악에 대한 갈증이 심해졌어요. 발매 후에는 DJ GON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같이 일렉트로닉 듀오를 만들어서 댄서블한 음악을 만들면서 재밌게 놀았죠. 그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일렉트로닉 음악을 해봐야겠다란 생각이 들었고, IDM쪽에 많이 심취하게 되었어요.

 

  • 인터내셔널 신스 데이인만큼 HEO의 음악에 있어 신스는 어떤 존재입니까? 주로 사용하시는 신스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준혁: 신스는 아끼는 옷 같은거죠, 그 사람의 옷 입는 스타일을 보면 그 사람의 성격도 보이듯, 신스를 쓰는 방식과 사운드를 보면 그 사람의 삶의 자세까지 보이는 것 같습니다.

보영: [Actress] 앨범에서는 Juno-60, MS-20, Monopoly, Elektron Machinedrum 가장 많이 사용했어요. (엄청난데요?) 다들 집에 대씩 있는 아닌가요? (…)

준혁: 근래에는 모듈러 신스를 좀 많이 사용하는 편인데, 링고샵에 좋은 게 많이 있죠, 여러분! (맞습니다) 사실 신스는 다 좋아하고, 세상에 나쁜 신스는 없잖아요. 안 좋은 신스는 없는 거 같아요. 다 좋아요. 소프트웨어 신스도 좀 활용하는 편이고 Daw 자체에 있는 신스들을 전 가장 선호해요. 프리셋을 가급적 쓰지 말자는 주의라서 더 재밌는 소리를 만들 수 있는 거 같아요. 하면 할 수록 더 재밌어요.

라이브 때는 소프트웨어로 다 돌리는 건 아무래도 무거우니까 안 되고 주로 앨범에 사용했던 것들을 샘플링 받아서 샘플러를 돌리죠. 에이블톤 라이브를 그래서 애용합니다. 주로 신스를 연주하는 것은 보영인데 그 건반에만 심어져 있는 패치도 있어요.

 

  • 작업 환경도 궁금합니다. 선호하시는 DAW나 어떤 인터페이스를 활용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준혁: 주로 작업은 로직으로 하고 에이블톤은 라이브 때 악기처럼 사용해요. 오퍼레이터로 많이 씁니다. 인터페이스는 원래 아폴로를 쓰다가 테큰호진의 추천으로 아틀라스로 바꿔서 만족스럽게 쓰고 있어요. 공연용 인터페이스는 세인트 빈센트님이 쓰시기 때문에 MOTU UltraLite 3를 사용 중입니다.

 

  • 곡을 쓰실 때의 프로세스는 어떤가요?

 

준혁: 이거 굉장히 심혈을 기울여서 답변을 작성했는데 말로 하자니 또 어렵네요. 남들과 비슷해요. 곡마다 다르겠지만. 일단 로직이나 에이블톤을 켜놓고 커피를 내리고 멍을 좀 때립니다. 그러다가 심심해지면 여기 작업실에 있는 여러 악기들의 전원도 키고 노브도 살살 돌립니다. 기타도 살짝 쳐 보면 좋죠. 그렇게 고양이랑 놀다가 슬슬 지루함이 엄습하면 넷플릭스 영화를 한 편 보거나 특정 뮤지션의 음악을 정주행 합니다. 맥주나 위스키도 한 잔 하면서요. 그리고 자고 일어나면 로직이나 에이블톤에 뭔가가 녹음이 되어있죠. 그러면 그걸 듣고 보영이 알아서 보컬 멜로디를 붙여 줍니다.

(정말 살아있는 작업기네요)

준혁: 다들 이렇게 작업하잖아요 사실

 

  • 앞으로의 전반적인 활동방향에 대해서 귀띔해주실 수 있나요?

 

준혁: 정말 어려운 질문이네요. 드라마 음악 팀에 참여하게 되면서 한 삼사개월 정신이 없었어요. 그러다 지금 개인적으로 인천아트플랫폼이란 게 있는데 동료 뮤지션들이랑 팀을 하나 만들었어요. 반쯤 미술과 걸쳐 있는 프로젝튼데 그걸 이제 여름/가을 내내 열심히 할 거 같긴해요. HEO는 드라마 음악작업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스케치를 뽑아냈는데, 개중에 드라마와는 막상 어울리지 못하는 것들이 참 많았어요. 그게 여간 아쉬워서 HEO의 프로젝트로 좀 풀어낼 생각이에요.

 

  • 마지막으로 링고TV 구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준혁: 여러분, 링고TV 구독자 10만 되는 순간 한국도 일렉트로닉 강국입니다. 그날을 위해 노브 한번 더 돌리고 패치케이블 한번 더 꽂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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