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비와 애니의 일렉트로니카 듀오 ‘러브엑스테레오’ SXSW 출연과 더불어 전미투어도 2회 진행한 무림고수!

90년대 얼터너티브 감성과 일렉트로닉적 요소들을 결합하여 21세기형 전자 음악을 구사하는 애니(보컬/신스)와 토비(기타/프로듀싱)의 2인조 록 밴드 Love X Stereo! 특히 라이브 무대에서 특유의 몽환적인 느낌을 매력적으로 발산, 국내외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한국 인디 씬의 기대주. 지난 인터내셔널 신스데이 2019를 맞이하여 그들의 스튜디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신보인 Zero One에 대해 좀 설명해주세요

애니: ‘Zero One’은 저희 감독이자 주연배우인 닉 니온(Nick Neon)이 제작을 했어요. 첫 단편 ‘Ultra Bleu’에 저희 곡인 ‘Hide And Seek’가 OST로 들어간 것이 인연이 되었죠. 그 후에 ’Storm’이라는 저희 뮤비도 제작해주면서 더욱 돈독해졌는데, ‘Ultra Bleu’의 시퀄을 제작한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가 주제곡 만들어줄까?” 제안했던 것이 이렇게 싱글로까지 이어졌네요. 뮤직비디오도 영화 속 장면들로 구성이 되어있답니다.

  • 올해도 정규앨범 예정이 되어 있는지? 어떤 방향으로 작업이 되고 있나요?

토비: 작업은 다 끝났습니다. 올해도 정규 2장이 나올 예정이에요. 현재 마무리 단계니까 아마도 6~7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정확한 발매일은 아직 안 나왔습니다.

애니: 싱글은 저희가 얼마 전 발리 우붓 푸드 페스티벌을 다녀왔을 때 발리에 있는 전통악기를 하시는 분하고 콜라보를 했어요. 그 곡이 싱글로 나올 거 같아요.

  • 우리나라 트렌드에서 정규앨범을 더블로 내는 게 흔하지는 않은 행보인데

토비: 이게 17년에 시작한 프로젝트에요. 그때 애니 나이가 서른일곱이었거든요.

애니: 굳이 그런 얘기를 꼭 해야 해? 여하튼 프로젝트 37이 37곡을 1년에 한 번 끝내보자 하는 게 목표였어요. Patreon 이란 플랫폼을 이용해서 팬분들의 후원금을 기반으로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녹록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마무리가 됐습니다. 처음에는 정말 곡을 많이 만들자는 취지로만 시작을 해서 앨범의 개연성은 다소 떨어져요. 모음집에 가깝달까요? 아무래도 요즘 플레이리스트 시대니까 어떤 전통적인 앨범의 artistry보다는 각양각색의 느낌을 담으려 했어요. 이게 마무리되면 좀 다른 방식으로 다시 앨범 작업에 임하려고 해요.

토비: 별로 컨셉을 안 정하고 아이디어가 나오는 데로 족족 작업을 했습니다.

  • Patreon은 어떤지?

애니: 분야마다 다른 거 같아요. 내가 유튜버랄까 게임 계통이라면 아주 적합한 거 같은데, 뮤지션에게 딱 맞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새로운 팬들의 유입보다는 기존 분들의 후원이 압도적이었거든요.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고, 한국에도 이런 다양한 플랫폼들이 늘어났으면 해요.

  • 해외 활동이 왕성한 팀인데 한국과 비교했을 때 어떤가요? 

토비: 사실 저희는 처음 시작할 때부터 해외 활동에 초점을 맞춰왔어요. 애니가 어릴 적에 미국에 살다 와서 언어적인 부분도 자연스러웠고요. 더욱이 국내 시장이 딱히 좋은 상황이 아닌 데다, 저도 이곳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 일종의 회의감이 생기던 차였어요. 그런데 요즘은 정말 좋아진 게 SNS 같은 디지털 플랫폼들 자체가 워낙 할성화 돼서 해외시장과의 연계도 훨씬 용이해졌고, 평소 서양음악에 영감을 많이 받았던 것도 있어서 그렇게 된 거 같아요. 

국내와 해외시장에서의 차이를 말씀드리자면, 사실 저희가 영어로 노래하니까 국내 팬들은 다소 어려워해요. 그래서 자연스레 아직은 해외 팬들이 더 많은 상황이에요. 물론 전 음악은 언어를 초월해서 다 통한다고 생각하지만…

애니: 맞아, BTS 봐. 잘 되잖아.

토비: 국내 시장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기본적으로 음악을 다양하게 찾아서 듣는 매니아적인 성향보다는 트렌드에 부합하는 음악 소비에 편중되어 있다 보니 그게 아쉽죠.

  • 일렉트로닉 음악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

토비: 저희는 원래 펑크 밴드로 오래 활동을 했어요. 예전에 락스미스바이쇼쇼타입이란 레이블이 있었거든요. 시부야케이가 한창 유행하던 2006~7년쯤이었던 거 같은데 그 회사랑 계약을 했어요. 저희도 왜 펑크 하는 저희랑 계약했는지 의문이었지만… 아무튼 그 회사가 프리템포랑 사이가 되게 좋았어요. 소속도 다 DJ고 일렉트로닉 뮤지션들이었는데 그쪽에서는 계속 저희보고 전향하라고 권유를 많이 했죠. 그때마다 저희는 시큰둥했던 게 사실이에요. 물론 프로디지나 다프트펑크도 좋아하긴 했지만 워낙 로커 성향이 강하고, 우리가 직접 연주해야 한다는 프라이드가 세서 일렉트로닉 뮤직은 선뜻 와닿지가 않더라고요.

그런데 계속 그런 환경 속에 있으니까 어느 순간 재밌겠다 싶더라고요. 그러다 스크류어택이라는 록밴드의 활동이 거의 끝나갈 무렵에 “우리도 색다른 걸 해보자! 밴드 포맷에 일렉트로닉 음악을 해보자! 뉴오더 같은 느낌으로 해보자!”라는 식으로 진행이 돼서 그때부터 공부를 엄청나게 했죠. 어떤 장비를 쓰는지 조사하고…

애니: 그러다 점점 악기의 굴레로 빠지고… 처음 만났을 때는 토비가 베이스 딱 한 대 있었는데. 자기는 베이시스트 아니면 안 할 거라고. 

토비: 그러다 2010년에 노베이션 신스를 처음 샀어요. 

애니: 아이폰 틀어놓고 공연하고. 시퀀서도 없이.

토비: 드러머 구하다 지쳐서 그냥 틀어놓고 하자, 하고 했는데. 사람들이 생각보다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드럼도 잘 치고. (ㅋㅋㅋㅋ)

애니: 2015년 12월부터 그렇게 시작을 해서 2016년 4월인가 그때 Asobi Seksu 게스트를 서면서 부랴부랴 노트북 사고… 그 이후로 이렇게 된 거죠. 

그때 또 고충이 신스를 사용하는 거 자체가 국내에서 잘 없으니까 엔지니어들도 현장에서 난감해하고 그랬죠. 요즘은 그런게 많이 개선이 된 거 같아요.

  • 장르를 바꾸면서 진입장벽이 있지 않았는지

토비: 정말 쉽지 않았죠. 아무것도 모르니까 공부해야 할 것도 많고, 다행히 그 시절 주변에서 일렉트로닉 음악을 하던 분들이 있어서 그분들 덕분에 많이 늘었죠. 다들 또 막 알려주고 싶어 하니까. ARP랑 OB-8 보여주면서 “이게 전설의 고향 효과음으로 쓰인 거야” 이러면서 온갖 “삐요용~” 소리 들려주고… 정말 신기했죠. 오실레이터는 뭔지, LFO는 뭔지 전혀 모르던 시절이니까. 그분들 덕에 많이 배웠어요. 지금은 안 보지만 (…숙연)

  • 인터내셔널 신스 데이인 만큼 Love X Stereo의 음악에 있어 신스는 어떤 존재입니까? 주로 사용하시는 신스가 있다면?

토비: 악기는 쓰기 나름인데 혹시 이거 아세요? Casio VL-Tone VL-1. 이게 장난 아니에요. 마돈나 앨범에도 들어갔어요.

애니: 지미 펠론 Classroom Instruments에도 나오잖아요.

토비: 원래 일본에서 어린이 교육용으로 나왔던 건데.

애니: 시계도 있고 계산기도 있고, 이상해요!

토비: 심지어 ADSR이 있어요. 아무리 싸구려라도 누가 쓰기 나름인 거 같아요. 쓰기에 따라 명기가 되는?

애니: 우리도 썼어요.

토비: 옛날에는 이게 3만 원이었는데. Teenage Engineering Op-1도 이거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되게 매력 있어요.

  • 작업 환경도 궁금합니다. 선호하시는 DAW나 어떤 인터페이스를 활용하시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토비: 큐베이스를 쓰고 있습니다. 한 10년 쓴 거 같아요. 중간에 뭐 로직이나 다른 거 써보려고도 했는데 잘 안 맞더라고요. 

애니: 전 로직을 쓰긴 해요. 보컬 튠 작업이나 이런 게 필요할 때.

토비: 인터페이스는 RME UFX 쓰고 있어요. 최신 버전 나온 것도 좋은 거 같긴 한데 전 지금 이거에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어요. 한 4년 됐나? 소리가 너무 깨끗한 게 장점이자 단점이긴 하지만.

(의외네요. RME 쓰시는 게)

토비: 아니, 저걸 사고 싶어서 썼던 건 아니에요. 더 좋은 걸 쓰고 싶은데 (ㅋㅋㅋ) 그래도 RME가 좋다고 느낀 건 noise가 정말 하나도 없어요. 그래서 공연할 때 너무 좋고, 트렌트 레즈너가 쓰는 거 보고 다소 의문이었는데 지금은 알 거 같아요. 고장도 잘 안 나고요. 예전에 어느 방송에서는 노이즈 문제 때문에 라이브를 못하고 온 적도 있거든요. 그래서 RME가 안정적이고 좋은 거 같아요. 심지어 바꾸고 나니까 사람들이 사운드 좋아졌다고 심심찮게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소리 자체가 좋은 것보다 노이즈가 없는 그 안정감 때문에 사용하게 됐어요.

  • 곡을 쓰실 때의 프로세스는 어떤가요?

애니: 상황마다 다른 거 같아요. 어쩔 때는 그냥 악기에 영감을 받을 때가 있고, 보통은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서 영감을 받아요. 어떤 경우는 토비가 기타를 친 게 맘에 들어 작업을 시작하게 되기도 해요.

토비: 아니면 꿈속에서 뭔가 맴돌 때가 있거든요. 그걸 가져가기가 정말 어려운데, 어떻게든 비슷하게 기억을 더듬어서 구현하기도 해요. 그 밖에는 아이디어 하나 재밌는 거 나올 때나, 영화에서 영감을 받기도 하는 거 같아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기 보다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오는 거 같아요.

  • 앞으로의 활동 방향에 대해서 귀띔해주실 수 있나요?

애니: 아무래도 해외 활동에 무게가 더 실리긴 하겠지만, 국내 아티스트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은 활발히 이어나가고 싶어요. 사실 저번 컴필레이션 앨범만 해도 HEO 노래가 너무 좋았거든요. 그런 교류를 활발히 이어나가고 싶어요.

  • 마지막으로 링고TV 구독자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애니: 링고TV 인터뷰 정말 즐거웠어요. 모두 링고TV 구독 꼭 눌러주시고요! 감사합니다!

:: Love X Stereo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