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탑승을 시작합니다

세상에 나쁜 신스는 없죠. 하지만 더 비싸고, 더 좋은 신스는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무그 원(Moog One)이 바로 그런 악기입니다. 1천만 원이 넘는 금액에 걸맞은 16 보이스의 미친 존재감. 

사실 링고에서도 처음 받아볼 당시에는 ‘그래도 신스가 천만 원이라니, 너무 비싸지 않나?’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설치 후 코드 하나를 짚는 순간, ‘아, 이거 정말 가성비 좋은 신스구나’라고 태세 전환을 하게 됐죠. 우스갯소리가 아니고 실제로 팔꿈치 하나 올려서 쳐도 영화 인터스텔라 사운드트랙이 튀어나옵니다. 차세대 한스 짐머가 되고 싶다면 그냥 무그 원을 하나 사면 되겠다는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죠. 그만큼 아날로그 16 보이스에서 나오는 존재감은 가히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수준입니다. 두텁다, 꽉 찼다, 이런 수식어로는 부족한 그야말로 웅장함이 있습니다. 

예전 무그의 메모리 무그(Memory Moog)를 연상케하는 디자인을 갖고 있지만, USB / MIDI 지원과 같은 현시대에 맞는 확장성과 연결성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박하게 11,000,000 원

세 개의 오실레이터와 네 개의 LFO에서 이미 강력한 포스가 느껴지지만, 가장 중요한 건 웨이브폼(Waveform)을 대단히 가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겁니다. 요즘 단순히 PWD만 바꾸는 것이 아닌 파형의 쉐이프(Shape)를 바꾸는 게 대세지만 무그 원은 그런 차원을 뛰어넘어 고정된 웨이브폼이 아닌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웨이브폼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하죠. 

오버하임에서 자주 보이는 SVF와 무그의 상징 래더 필터(Ladder Filter)도 있습니다. 다만 기존의 래더필터가 하이패스 필터가 없었던 반면 무그 원에는 BP, HP, LP, Notch까지 모든 옵션이 제공됩니다. 무그가 스스로의 관례를 깨버렸다고 할 수 있죠. 

예사롭지 않은 웨이브폼

프리셋도 사운드 디자이너들의 장인 정신이 느껴지는 훌륭한 사운드 컬렉션으로 구성되어 있고, 무엇보다 이펙터 부분도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이븐타이드(Eventide)의 이펙터들이 제공되니 말 다 했죠. 이마저도 끝판왕으로 구성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레이어 별로 굉장히 미시적으로 커스터마이징하여 적용시킬 수도 있어 사운드 디자인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합니다. 

가격뿐만 아니라 뎁스까지 분명 모두를 위한 신스는 아니지만, 누군가에게는 굉장히 강력한 악기가 되어줄 겁니다. 특히 시네마틱 한 사운드 표현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영화, 드라마 사운드트랙 작업을 하시는 분들에게는 이만한 악기가 없을 것 같네요.

내장 이펙터가 Eventide라니…

무그가 왜 무그인지를 각인시켜준 신스. 무그의 정수가 담긴 무그 원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이 신스의 미친 존재감을 직접 확인해 보시죠!